오삼불고기

요즘 TV를 보면 이 나라가 먹는데 미치지 않았나 할 정도로 온통 맛집 소개뿐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맛집을 소개 하다 보니 맛없는 집도 맛집이 되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행정 처분을 받은 식당도 맛집으로 둔갑한다. 게다가 TV 방송을 미끼로 뒷돈까지 오간다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인터넷도 예외가 아니다. 카페, 커뮤니티 사이트 등 모든 곳에서 맛집을 소개한다. 특히 블로그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맛집을 알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그들은 음식 맛으로 원산지와 조미료 사용 여부, 유통기간까지 단번에 알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으며, 전문가 수준으로 사진을 찍고 갖은 미사여구로 맛집을 소개한다.


요즘 젊은이는 스마트폰으로 맛집을 검색하고 블로그를 통해 맛집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는다. 즉 블로그에 많이 소개되고 "거기 좋더라"는 식의 댓글이 많이 달리면 자연스럽게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이렇게 블로그 소개가 매출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자, 영향력 있는 인기 블로거와 식당을 연결해주는 블로그 마케팅 업체까지 성행 중이고 패키지 상품까지 등장했다.

인기 블로그 운영자 10여 명을 묶어 홍보성 리뷰를 쓰게 하는 패키지 상품은 150만∼270만 원에 팔린다. 광고라는 의심을 피하고자 보통 3개월의 기한을 두고 각자 다른 날에 블로그를 올린다고 한다. 업체들은 블로거들이 올린 글에 서로 다른 아이디 10∼20여개로 댓글을 달아준다.


파워 블로그에 올라오는 맛집 소개 글, 댓글 대부분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내가 아는 고깃집은 고기에서 돼지우리보다 더 심한 노린내가 나는데도 블로그에서는 영주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맛집이란다. 근처 아주 유명한 묵 집은 손님이 먹다 남은 밥을 버리지 않고 밥솥에 다시 담아 재활용 하더라.


맛이라는 게 묘해서 같은 음식도 식습관, 기분, 분위기에 따라 달라진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대접이 소홀 했다면 좋은 평가를 할 수 없고 반대로 다소 맛은 없었지만, 대접이 좋았다면 그것으로 평가가 좋을 수도 있으니 맛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온 나라가 사 먹는 음식에 미쳐 있을 때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부지런히 해 먹는다. 조미료, 소금, 설탕 같은 거 안 넣고...


오늘 해 먹을 음식은 설에 먹고 남은 돼지목살과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오징어를 이용한 매콤한 오삼불고기


먼저 양파, 양배추, 배춧속, 파, 청양고추 등 야채와


돼지고기(200g)와 오징어(한 마리)를 적당한 크기로 썬다.


고추장(1 숟가락), 고춧가루(1 숟가락), 굴 소스(1/3 숟가락), 매실액(1 숟가락), 꿀(1/2 숟가락), 후추 조금, 먹다 남은 소주를 섞어 양념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양념은 두어 시간 놔두면 좋다.


우리 식구는 싱거우면 싱거운 대로 먹지 가능한 음식에 소금을 넣지 않는다. 싱겁다고 생각되면 굴 소스를 조금 더 넣는다. 소금 많이 먹어서 좋을 거 없다.


돼지고기와 오징어를 양념에 버무려 간이 배도록 한 시간 정도 재워 둔다. 너무 오래 두면 오징어에서 물이 생긴다.


팬에 들기름을 두른 다음 야채를 깔고 고기와 오징어를 얹은 후 중불로 충분히 볶다가 물이 약간 생기면 강한 불로 마무리 하는 게 포인트


청양고추와 매실액, 꿀을 조금 넣었더니 매콤하고 달달하다.


남은 양념엔 식은 밥을 볶아 알뜰히 긁어 먹었다.

집에서 해 먹는 밥이 보약이고 우리 집이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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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산 2013.02.22 16:45 신고

    맞아요 요즘 TV도 그렇고 블로그도 그렇고 맛집소개 도가 지나칩니다.
    식당 음식이 나트륨 함량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보약입니다. ^^

    • Favicon of http://www.autoboy.pe.kr BlogIcon 변기환 2013.02.24 23:26 신고

      예! 집에서 정성껏 해 먹는 밥이 건강식입니다.

  2. 김은혜 2013.02.23 16:22 신고

    글도 잘쓰시고 요리도 잘하시고... 오삼불고기 너무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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