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리벳츠에서 아침 일찍 도야 호수로 출발했다. 노보리뱃츠의 매캐한 유황냄새 때문에 계속 두통에 시달렸고, 감기 때문에 선잠을 잤더니 오늘도 몸 상태가 엉망이다.

노보리뱃츠에서 도야 호수까지는 차로 약 30분 정도 거리다. 머리가 아프긴 해도 매캐한 유황냄새를 맡지 않으니 그나마 살 것 같다.

도야호(洞爺湖)는 홋카이도 남서부에 있고 도야 칼데라 안에서 생긴 호수로, 면적은 일본에서 9번째 칼데라 호로는 3번째로 크다. 시코쓰토야 국립 공원에 속해 있고, 2007년 4월 23일에 2008년에 G8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배 같지 않고 성처럼 생긴게 유람선이다. 유람선에는 중국 여행객이 약 100여 명 정도 있었는데 난 인간의 말소리가 견딜 수 없을 만큼 시끄러울 수 있다는 걸 처음 경험했다.

유람선에는 간단한 음료와 커피 등을 파는 매점 직원 외에 다른 승무원은 보이지 않았다. 안전을 최우선 시 하는 일본에서 유람선에 승무원이 없다니 의외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우스산(有珠山) 후지산과 비슷하게 생겨서 제2의 후지산이라 불린다. 일본은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산이 200개 이상 인 높은 산이 많은 나라다.
저기 산 위에 보이는 호텔이 2008년 G8 정상회담이 열렸던 윈저호텔(The Windsor Hotel Toya)이다.
호수 가운데는 큼직한 섬이 있고 노루가 살고 있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게 개체 수가 상당히 많은 듯하다.
도야 호수 유람을 마치고 쇼와신잔 화산으로 이동했다. 쇼와신잔 화산은 1943년 보리밭이 갑자기 융기하여 300미터 정도의 산이 된 이후에 폭발하여 화산활동이 시작되어 현재 443미터의 성장 중인 기생 활화산으로서 산이 붉게 타고 있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쇼와신잔 화산 앞에 있는 기념품 판매점인데 이곳 홋카이도는 마유(말기름)가 유명하단다.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화장을 잘 받고, 여드름에 바르면 금방 피부가 진정 되고, 아토피에 탁월하다나?
 
여드름, 피부, 아토피, 화장이라는 말을 듣자 일행들이 너나 없이 하나에 오만원 정도하는 마유를 한두개씩 산다.

피부 만병통치약인가? 그럼 여드름으로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은 다 바보게 말기름 바르면 싹 낫는다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귀가 너무 얇아 남의 말에 잘 홀린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100만 원짜리 노트북을 50만 원에 판다고 하면 제정신인 사람은 단번에 사기라는 걸 알아차린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게 웬 횡재냐 하고 돈을 입금하고 그리곤 떼인다.

몇 년 전 중국 여행에서도 동인당 한의원의 한의사가 몇몇 사람에게 당신은 어디가 아프고 어디가 나쁘고 하니 금세 수십만 원치 한약을 사는걸 봤다.

이 사람들 귀국 후 사흘짼가 중국산 한약재에 중금속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고 뉴스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다 버렸다고 한다.
쇼와신잔 화산을 구경하고 나서 다시 차로 영화 러브레터 촬영지로 유명한 오타루로 이동...
눈이 장난 아니게 많이 왔다. 날씨가 그렇게 추운 것도 아닌데 이곳은 눈이 잘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다.
오타루로 가는 도중에 맑고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곳에 잠시 들렀는데 감기가 심해 비몽사몽 간이라 어딘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로 치면 약수터쯤 되겠다. 그러나 졸졸졸 흐르는 게 아니라 콸콸콸 솟아나는 약수터이다.
다시 오타루로 약 1시간 이상 이동
점심은 오타루로 가던 도중 초밥 정식을 먹었다.
식당이 3층인데 계단에 우리나라 다식 만드는 틀 같은걸 전시해 놓았다. 일본은 차와 함께 먹는 과자류인 다식이 무려 3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하다.
점심은 닭튀김 두 조각과
초밥 8종 11개
그리고 단무지
일본식 계란탕이 전부다. 계란탕은 뭘 넣었는지 달고 짜다.
점심을 먹은 후 방문한 오타루 운하는 과거 번영을 누렸던 웅장한 석조건물과 88개의 가스등이 늘어서 있어 일찍이 외국과의 무역이 활발했던 항구의 이국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선박들이 드나들던 운하는 1986년에 운하 주위에 산책로를 정비하면서 오타루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밤이면 이국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주위에는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고급 레스토랑, 유리 공예관, 골동품 매장 등이 있다.

별로 볼 것도 없는 운하를 보려고 한국, 중국 관광객이 엄청나게 몰렸다. 관광자원은 있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가꾸고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일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오타루 거리는 일찍 개항 한 탓에 근대 유럽 같은 풍경이다. 
오르골 전시장에는 천국의 음악이란 별명다운 절묘한 음색이 울려 퍼지는 오르골이 약 3,000종류 이상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최소 3,000엔 이상 비싼 건 수십 엔이나 한다. 
키타이치 글라스 전시관에는 약 10만 종류가 넘는 유리제품이 진열 되어 있는 곳으로 오리지널 제품을 비롯한 전 세계 유리 공예품이 가득하다. 가격은 요즘 얘들 말로 후덜덜하다. 
컵 하나에 보통 7,000엔 정도한다. 7,000엔 이면 우리 돈으로 106,000원 정도다. 7,000엔이면 그렇게 비싼게 아니다.
오타루에서 차로 약 30분 달려 눈의 도시 삿포로에 도착했다. 저녁은 삿포로의 한 식당에서 새우와 파프리카 튀김에 새우초밥 그리고 찐 대게를 먹었는데 살아 있는 대게를 찐 게 아니라 이미 쪄서 냉동한 대게를 다시 삶아 선지 많이 싱겁고 살이 없었다.
여기 또 일본식 계란탕이 나왔다. 짜고 달고...
저녁 먹고 나니 감기가 더 심해졌다. 잠시 객실에서 쉬다가 아이 줄 과자도 살 겸 혼자 삿포로 시내를 어슬렁 거리다 약국을 발견하고 감기약을 사려고 들어갔다.

호텔 프런트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증상을 일본말로 알아 놓은 뒤, 딱 세 마디 했다. 네츠가 아루(열난다.), 하나미즈가 데루(콧물이 나온다.), 노도가 이따이(목 아프다.) 그랬더니 뭐라고 뭐라고 묻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대충 감을 잡아서 영어로 나이를 묻는 거냐고 했더니 ok ok!! 잠시 후 우리나라 종합 감기약쯤 되는 것을 주더라 1,500엔 비싸다. ㅠㅠ 

감기약을 사고 몇 블록 걸어 세븐일래븐 편의점에서 과자 몇 봉과 맥주 2캔, 집에서 먹을 마루 사케 900mL짜리 하나를 샀다.

호텔로 돌아와 감기약과 맥주 2캔을 먹고 혼수상태로 아침까지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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