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 (函館, Hakodate)

내가 묵었던 호텔에서 아오모리 기차역까지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밤새 눈이 엄청나게 내렸고, 지금도 내리고 있어 갈 길이 걱정이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내가 탄 버스는 눈이 얼어붙어 반질반질 한 도로를 평균 70km 이상 달린다. 모든 차가 체인 없이도 잘 달린다.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한 것 같은데 대부분 차들이 던롭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일본은 브리지스톤이나 요코하마 타이어가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다.
이 나라 버스 운전석은 특이한 구조다. 우리처럼 승객과 같은 높이에 있지 많고 승객 발아래에 있다. 얼핏 보면 운전하기가 불편하지 않을까 싶지만,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교육을 철저하게 받는 일본 국민성이 잘 반영된 구조다.

승객석에서는 어느 위치에 있던 절대 운전하는 사람을 볼 수 없다. 운전하는 사람은 승객의 방해를 받지 않고 운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일본 여행 중 버스를 3대 탔는데, 다들 운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다. 우리나라 관광버스 같으면 풍악을 울리고 난리가 아닌데 일본 버스는 노래 한 곡 틀어주지 않았다.

버스 기사는 내리고 탈 때마다 귀잖을 정도로 상냥하게 인사를 했다. 짐칸에서 짐을 내릴 때도 위험하다며 직접 짐칸 문을 열어 주고 닫았다. 절대 손님이 마음대로 열 수 없도록 했다.

아오모리 공항에서 호텔로 오는 길에 큰 차가 나즈막한 곳을 미끄러워 못 올라가 길을 막고 있어 일행이 밀어주려고 버스기사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하니 위험하니 그냥 두는 게 좋겠다고 했다.

우리 같으면 기를 쓰고 도와줄 텐데 무엇보다도 안전을 중요시 여기는 일본인 다운 생각이다.
아오모리 시내 큰 도로는 눈이 오면 바닷물을 끌어와 흘림으로써 자동으로 제설한다. 그러나 버스 기사나 택시 기사들은 차량 부식 때문에 상당히 싫어 한다고 했다.
아오모리가 위치한 혼슈(本州) 섬과 하코다테가 있는 홋카이도(北海道) 섬은 해저 터널인 세이칸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전체거리 53.85km, 수심 240m에 위치하는 세이칸 터널은 1964년 착공하여 공사비용 약 5조 8000억 원(2008년 3월 환율대비)이 소요되었으며, 1988년 3월 13일 개통 되었다.

53km 터널 중 해저 부분만 23.3km란다. 전체 터널 구간을 기차로 이동할 때 약 42분 걸린다.
기차로 두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하코다테의 역사
하코다테 역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 메뉴는 생선구이인데 밥 한 공기, 미소 된장국, 셀러드, 단무지 몇 장이 점심이다. 밥은 더 먹을 수 있으나 셀러드 및 단무지는 추가가 없었다.
점심을 먹은 후 일본 최초의 서양식 성곽 고료가쿠(五稜郭)를 방문했다.

고료가쿠성은 19세기 중반, 서양의 문물이 전해지면서 대포 공격에도 끄떡없는 성채를 만들고자 '일본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 불렸던 다케다 아야 사부로(武田 斐三郞)가 네덜란드 성 축조에 관한 책을 참고로 설계를 시작하여 7년 만인 1864년에 완공했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 내려보면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전망대 이용은 유료다.
일본은 경차가 유난히 많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 사람은 경차가 많음에 놀라고, 한국을 방문한 일본 사람은 큰 차가 많은데 놀란다고 한다. 노란색 번호판은 경차, 흰색 번호판은 일반 차량, 파란색 번호판은 영업용 차란다.
고료가쿠성 근처에는 하코다테의 명물 패스트푸드점 럭키 피에로(ラッキ- ピエロ) 햄버거가 기가 막히게 맛있다는데, 나는 햄버거를 먹지 않는다. 내가 햄버거를 마지막으로 먹어 본 게 6년 전인지? 7년 전인지? 하도 오래 전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하코다테는 1853년과 1854년 2차에 걸쳐 함대를 이끌고 온 미국의 M.페리 제독의 압력에 굴하여 미·일 화친조약에 따라 시모다[下田]와 함께 일본 최초의 개항장이 되어 홋카이도 제일의 도시로 발전하였다. 그래서 하코다테에는 서양식 건물이 많이 남아 있고, 도시가 이국적인 느낌이다. 유럽에서나 볼법한 노면 전차도 다니고...
트라피스치누 수도원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여자 수도원으로 1988년 프랑스에서 파견된 트라피스트회 소속 수녀 8명이 창설하였다.

현재 60~70여 명의 수녀들의 성 베네딕트 계율에 따라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원 전체가 개방되어 있지 않아 전부를 볼 수는 없었지만, 입구의 매점과 내부 안쪽 좌측면에 세워진 성모 마리아 상과 잔다르크 상이 서 있는 앞쪽 마당은 공개되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수도원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해 또한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 수공업적 단계의 물품들을 만들어 매점에서 팔고 있었다.
다음 방문한 곳은 가나모리 아카렌카(붉은벽돌) 창고 거리다. 이곳은 메이지 말기에 세워져 항구의 상징적인 존재로서 오랜 역사를 간직해 온 곳이다. 현재는 외관은 유지한 채, 안에는 수많은 상점과 레스토랑이 영업하고 있는 거대한 쇼핑가로서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저기 보이는 산이 세계 3대 야경인 하코다테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일본의 택시는 하나같이 구형 모델이다. 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택시회사의 어려운 경영 사정상 값이 저렴한 모델을 선호하기 때문이란다.

일본의 택시 요금은 정말 비싸다. 기본 요금이 보통 570엔에서 660엔이나 하는 데다 10분 정도 이용하면 1,000엔은 후딱 넘어가니, 목적지까지 거리를 환산 하기 힘든 여행자들에게 그림에 떡이긴 하다.

또한 일본 택시 뒷문은 자동문이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문을 닫아주고 내릴 때가 되면 문을 열어준다.
125인승 대형 곤돌라를 타고 하코다테 산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하코다테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코다테 야경은 홍콩, 나폴리와 함께 세계 3대 야경으로 꼽는다. 바다와 도시가 절묘하게 어울려 흔히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라인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시에서 정책적으로 라이트 업을 일찍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4시 반이면 골목들과 건물에 빛을 밝히기 시작해 수십만 개의 작은 빛을 발하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야경을 만들어낸다.
일 층과 이 층 실내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옥상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야외 전망대가 있다.
저녁은 생선회, 생선구이, 일본식 해물 찌게, 밥, 쯔케모노(일본의 절임식 밑반찬)가 나오는 일본식으로 먹었다. 김치나 초고추장이 생각나긴 했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오늘 묵을 호텔
일본은 욕실이 정말 작다. 욕조는 겨우 반신욕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작은 크기다.
객실은 넓고 깨끗했으나, 실내는 너무 건조하다. 침대가 너무 물렁물렁해서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목도 아프고 머리도 띵한게 약한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았다.
일본은 110v를 사용하기 때문에 110v와 220v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서로 연결하는 어댑터가 필요하다. 호텔 프런트에서 나눠 주기도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므로 챙겨가는 게 좋다.
아침은 가볍게 샐러드와 죽으로 해결했다. 죽이 있어 행복하다.
일본은 인공조림이 전체 산림 면적의 28%에 이를 정도로 나무를 많이 심었다. 특히 가지치기 만 하면 곧게 자라 목재로 사용이 가능한 삼나무(스기)를 많이 심었다. 그래서 홋가이도 어디를 가도 삼나무가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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