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

B 산악회원인 친구가 남덕유산 산행이 있으니 같이 가자 하여 동행을 했다. 작년 여름 대미산에서 황장산까지 9시간 종주를 A 산악회와 함께 했는데 등산을 하는 동안 술을 먹거나, 시끄럽게 떠들지도 않고 예의 바른 분들이 많아 산악회에 좋지 않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산악회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산행을 마친 후 저녁식사에 술 한잔 없이 깔끔하게 끝내는 게 무엇보다도 좋았다.


이번에 동행을 하게된 산악회도 내심 그런줄 알았는데 기대를 많이 해선지 막상 동행해 보니 실망이 컸다.

오늘 등산 코스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황점마을 월성 탐방센터를 출발하여 월성재를 거처 남덕유산에 오른 다음 영각사 쪽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산행거리가 총 8.8km로 비교적 짧다. 그러나 월성 탐방센터 고도가 800m 정도고 남덕유산 정상이 1,507m 이므로 들머리와 정상의 고도차가 700m나 되기 때문에 결코 만만한 산행이 아니다.


실제로 등산을 시작하니 들머리부터 정상까지 평지는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가파른 코스였다. 

오후 4시에 영각사까지 도착하면 되기 때문에 많은 회원이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걸었지만, 나는 서봉까지 갔다 올 요량으로 서둘렀다.

소나기 예보가 있어 습도가 높고 무척이나 덥다. 끊임없이 바위 계단을 오르는 힘든 구간이었지만, 그동안 몸 관리를 했더니 그렇게 힘들거나 숨이 차지는 않았다.

월성 탐방센터를 출발한 지 1시간 20분 후 월성재에 올랐다. 잠시 목을 축이면서 뒤처진 일행을 기다렸다. 이곳 월성재는 남덕유산과 삿갓재 대피소, 월성 탐방센터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남덕유산 정상까지 1.4Km 남았다.

월성재 고도가 약 1,200m 남덕유산 정상이 1,500m 정상까지 1.4Km 거리를 해발 300m를 치고 올라가야 하는 힘든 구간이 남아있다.

월성재를 조금 지나자 멀리 남덕유산이 보인다.

서봉은 남덕유산을 가는 길에 있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서봉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야 한다. 지도를 보니 현재 위치에서 왕복이 2시간으로 되어 있다. 동행한 친구가 서봉까지 갔다 오는 것은 무리라고 하여 하는 수 없이 서봉은 포기하고 바로 남덕유산으로 향했다.

월성 탐방센터를 출발한 지 2시간 남덕유산에 올랐다.  따가운 햇볕 아래 30분 이상 뒤처진 일행을 기다렸다.

멀리 올해 초에 다녀온 덕유산 향적봉이 보인다.

그리고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오르지 못한 서봉이 보인다. 친구를 두고 혼자서라도 갔다 왔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아쉬운 마음에 서봉을 줌인해 봤다.

하산길을 내려다보니 바위산에 매달려 있는 철계단이 아찔하다.

계단이 워낙에 좁아 한꺼번에 두 사람이 지날 수 없어 한 무리가 올라 오기를 기다린 다음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하산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산 목련이 이제 막 피려고 봉우리는 맺고 있다.

하산길에 돌아보니 바위산 철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이 아슬아슬하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영각사 하산길은 3Km가 조금 넘는 짧은 코스지만, 끝까지 가파른 철계단과 위험한 돌너덜 구간이 이어진다. 하산길은 다리에 힘이 없어 돌너덜 구간에서 조심하지 않으면 발을 접지를 수 있기 때문에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내려와야 한다.

하산을 서두른 탓에 다른 일행보다 빨리 도착지인 영각 탐방센터에 도착했다. 화장실이 깨끗하여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으니 살 것 같다.

영각사로 내려가는 길가에 찔레꽃이 한창이다. 어릴 때 우리는 찔레꽃 새순을 꺾어 껍질을 벗겨 먹었다.

일행이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영각사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아주 오래전 세워진 규모가 큰 사찰인듯 한데, 마루에 밀짚 모자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인기척이 없다. 

한 시간을 넘게 기다리니 일행 일부가 도착했다. 일부 회원이 자리를 펴고, 다른 회원들은 기다리고 있던 버스에서 막걸리와 삶은 돼지고기 꺼내 부어라. 마셔라 했다. 새벽 6시에 출발을 했는데 언제 다 준비했는지 참 부지런도 하다. 나 같으면 먹고 싶어도 귀잖아서 못 챙기겠다.


자꾸 술을 권하기에 막걸리 한잔을 받아먹고 어서 출발하기를 기다렸지만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니 뒤처졌던 나머지 일행이 도착하고, 또 버스에서 막걸리 수십 병이 내려지고...


두어 시간을 그렇게 부어라. 마셔라 하고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버스에 오르기에 이제 집에 가나 했는데 조금 가다가 길가에 버스를 세우고, 계곡에서 또 한 시간을 부어라 마셔라 했다. 참 환장하겠다. 불편한 버스에서 기다리다가 버스가 출발할 때 즈음 얼핏 잠이 들었는데, 또 버스가 선다. 이제껏 먹은 게 모라자 저녁을 먹어야겠단다. ㅠㅠ 저녁과 함께 소주와 막걸리가 이어지고...


등산을 하는 대부분 사람이 건강을 위함이 아니가? 등산을 했다고 해서 저렇게 과하게 술과 음식을 먹으면 힘들게 등산을 한 의미가 없지 않은가?

간단하게 피로가 풀릴 만큼 두어 잔 먹고 하루종일 집을 비웠으니,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과 내일 출근을 위해 서둘러 귀가해야 한다. 돌아가 갈 길도 멀고 차도 막힐텐데...

다음 주는 또 다른 산악회에서 지리산을 가자고 하기에 선뜻 약속은 했지만, 내심 오늘과 같을 것 같아 걱정이다. 그러나 8시간이 넘는 코스기 때문에 오늘처럼 먹고 놀지는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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